본문 바로가기
불교공부

[불교공부] 금강역사가 지키는 사찰의 대문, 금강문 | 속리산 법주사 산문

by 화작 2023. 8. 12.

일주문을 들어서면서부터는 저절로 정갈한 마음이 된다. 일주문이 하나의 기둥에 세운 하나의 마음이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얼마를 걷다 보면 우락부락 무섭게 생긴 장사가 지키는 문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금강문과 천왕문이다.

 

 

금강문(金剛門)의 의미와 역할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금강역사가 지키는 금강문이고, 다음 만나게 되는 것이 사천왕이 지키는 사천왕문(천왕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 두 문을 모두 갖추고 있는 절은 많지 않다.

 

금강문은 사찰의 대문과 같다. 금강역사가 사찰에 들어오는 잡귀를 물리쳐 사찰을 수호하는 수문장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금강문이 없을 경우 천왕문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데, 천왕문 대문에 금강역사(金剛力士)의 모습을 그려놓거나 때로 천왕문에 조각상을 세운다고 한다. 중요한 건 문(금강문)이 아니라 금강역사인 것이다.

 

 

금강문의 구조

 

금강문은 보통 정면 3칸, 측면 1칸의 건물구조로 되어 있다.

정면 3칸 중 가운뎃칸은 통로로 사용하고 양쪽 칸에는 금강역사상을 세우는데, 오른쪽이 나라연금강, 왼쪽이 밀적금강이다. 금강역사는 다른 말로 인왕역사라고도 불리어, 금강문 또한 인왕문이라고도 불린다.

 

소승불교의 《오분율(五分律)》에 따르면 부처가 있는 곳에는 항상 5백의 금강신이 있어 좌우에서 부처를 호위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찰에서 불법을 지키는 신으로서 금강역사상을 세우고 있는데, 바로 금강문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라연금강과 밀적금강

 

앞서 언급했듯 금강문에는 두 개의 금강역사상이 세워진다. 들어가면서 오른쪽이 나라연금강이고, 왼쪽이 밀적금강이다.

 

나라연금강은 천상계(天上界)의 역사로서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하고, 밀적금강은 야차신(夜叉神)의 우두머리로 손에 금강저(金剛杵)를 쥐고 있는데, 금강저는 지혜의 무기로서 번뇌를 부수고 보리심을 발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밀적금강'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밀적’이란 말은 ‘부처님의 비밀스런 사적을 모두 듣겠다’는 서원을 세운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두 분 금강역사 중 한 분은 힘으로, 한 분은 지혜로 악귀를 물리치고 불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이렇듯 금강역사는 부처님을 모시면서 금강저(金剛杵)로 악의 무리들을 물리치는 불법의 수호신들이다. 금강역사는 절 입구 외에도 불상이나 불사리를 지키는 수문장으로서 사찰의 문, 불전의 입구, 불상의 좌우, 탑의 문 등에도 조각이나 그림의 형태로 등장한다.

 

 

속리산 법주사 금강문의 금강역사 사진
보은 속리산 법주사 금강문의 두 금강역사

 

아금강역사 & 훔금강역사

 

두 금강역사는 입모양에서 재미나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모습을 살펴보면 보통 나라연금강은 입을 크게 열어 ‘아’하는 소리를 내면서 공격하는 자세를 취하는 반면, 밀적금강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런 탓에 입을 열고 있는 나라연금강역사를 ‘아금강역사’, 입을 다물고 있는 밀적금강역사를 ‘훔금강역사’라고 한다는데, 이때 ‘아’ 자는 범어의 첫 글자이고 ‘훔’ 자은 끝글자라고 한다. 두 금강역사의 입 모양이 만물의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영원함과 완성을 상징하는 것이라 하니 놀랍다.

 

보은 속리산 법주사의 금강문

 

속리산 법주사 금강문은 특이하게도 두 분 금강역사와 함께, 코끼리를 탄 보현보살, 사자를 탄 문수보살이 함께 모셔져 있다. 금강역사상 또한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입 모양으로 아금강역사와 훔금강역사를 구분할 수는 없었다. 금강문에 보현보살상과 문수보살상을 모신 연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사진을 슬라이드 영상으로 만들었다. 두 금강역사와 함께 보현보살, 문수보살이 함께 담겨 있다.

 

속리산 법주사 금강문 영상보기

 

 

♠ 마음밭 추천글 더보기 ♠

 

▼[불교공부] 사찰의 배치, 가람 배치 하(下) | 칠당가람

 

[불교공부] 사찰의 배치, 가람 배치 하(下) _ 절마당에 들어 | 칠당가람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 불이문 지나 절마당에 들면, 산지가람이나 평지가람 할 것 없이 공통 사항이라 할 수 있는 탑과 금당, 승원의 배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찰의 배치, 가람 배치 하(下) 편

simto.tistory.com

▼[불교공부] ‘둘이 아니라 불이(不二)’ 불이문에 들다

 

[불교공부] ‘둘이 아니라 불이(不二)’ 불이문에 들다 | 사찰가는 길, 산문

사찰 가는 길, 저 절로 가는 길, 산문(山門) 시리즈 마지막 편, 불이문입니다. 진리는 둘이 아니라서 불이(不二), 모든 대립되는 것들이 실은 하나라는 불교의 이치, 불이문 공부 시작합니다. 목차

simto.tistory.com

▼[불교공부] 산사 가는 길, 사천왕이 지키고 있는 사천왕문(천왕문) | 속리산 법주사 산문

 

[불교공부] 산사 가는 길, 사천왕이 지키고 있는 사천왕문(천왕문) | 속리산 법주사 산문

산사 가는 길은 겹겹의 산문을 지난다. 일주문 지나, 금강문 지나 다음에 만나게 되는 것이 사천왕문이다. 다른 말로는 천왕문이라고도 한다. 네 분 천왕이 모셔진 곳이라 이름이 사천왕문이다.

simto.tistory.com

▼[불교공부] 하나의 기둥, 하나의 마음 ‘일주문(一柱門)’ | 속리산 법주사 산문

 

[불교공부] 하나의 기둥, 하나의 마음 ‘일주문(一柱門)’ | 속리산 법주사 산문

산사로 가는 길에 일주문이 있다. 하나의 기둥으로 된 문을 하나의 마음으로 통과해야 하는 門. 그 마음은 오직 불법과 진리로 향하는 마음, 지극한 일심(一心)이어야 한다. 일주문이란 일주문(

simto.tistory.com

▼[불교공부] 사찰의 배치, 가람의 배치 上__산문을 지나며 |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불이문, 그리고 수미산

 

[불교공부] 사찰의 배치, 가람의 배치 上__산문을 지나며 |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불이문, 그리

명승대찰 절에 가면 첩첩이 문을 지납니다. 일주문, 금강문, 산천왕문, 불이문… 이름은 익숙한데, 막상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다른지 물으면 우물거리게 됩니다. 사찰에 들 때 지나게 되는 산문

simto.tistory.com

▼[불교공부] 사찰(寺刹) 개념부터 시작하기 | 사찰 뜻, 죽림정사와 기원정사, 삼보사찰

 

[불교공부] 사찰(寺刹) 개념부터 시작하기 | 사찰 뜻, 죽림정사와 기원정사, 삼보사찰

사실 사찰 개념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절'은 종교를 떠나 우리 산하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여행이나 관광에서 쉽게 만나게 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절은 종교시설인 반면 관광

simto.tistory.com

▼[불교 비유설화] 불구덩이에 들어간 뱀 & 참깨를 볶아 심은 사나이 | 백유경

 

[불교 비유설화] 불구덩이에 들어간 뱀 & 참깨를 볶아 심은 사나이 | 백유경

일에는 순서가 있고 이치가 있지요. 바빠서, 혹은 욕심이 앞서서 꾀를 내다 도리어 일을 그르친 경험은 없는지요? 순리를 따라야 바르게 진행됨을 일깨우는 불교설화, 두 편 소개합니다. 『백유

simto.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