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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공부

[불교공부] 사찰의 배치, 가람의 배치 上__산문을 지나며 |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 불이문, 그리고 수미산

by 화작 2023. 8. 10.

명승대찰 절에 가면 첩첩이 문을 지납니다. 일주문, 금강문, 산천왕문, 불이문… 이름은 익숙한데, 막상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다른지 물으면 우물거리게 됩니다. 사찰에 들 때 지나게 되는 산문들 살펴봅니다.

 

목차

1. 가람의 배치, 사찰의 배치 뜻과 의미
2. 일주문(一柱門 )
3. 금강문(金剛門)
4. 사천왕문(四天王門)
5. 불이문(不二門)
6. [참고] 수미산(須彌山)
7. 마치며

 

1. 가람의 배치, 사찰의 배치 뜻과 의미

 

 

가람의 배치란 사찰의 주요 건물을 배치하는 형식을 말하는 것으로 크게 절마당에 들기까지의 배치와, 절마당에 들어선 다음 만나게 되는 전각의 배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평지가람과 산지가람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산지가람의 경우 절마당에 들기까지 통과하게 되는 산문들의 형식을 비교적 갖추고 있는 반면, 평지가람은 일부 생략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산지가람을 기준으로 절마당에 들기까지의 가람 배치(上)를 살펴봅니다.

 

 

2. 일주문(一柱門 )

 

보은 속리산 법주사의 일주문, 현판에 호서제일가람이라고 씌여있다ⓒ마음밭

 

사찰에 들어가는 첫 번째 문으로 기둥이 양쪽에 하나씩만 세워져 있어 일주문이라고 합니다. 이는 일반 건축물이 최소 4개의 기둥으로 세워지는 것과 대비됩니다.

 

일주문은 절에 들어가는 어귀에 세워져, 문을 경계로 밖을 속계(俗界), 안을 진계(眞界)로 나누며, 문을 들어 섬으로써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3. 금강문(金剛門)

 

속리산 법주사의 금강문

 

불교 사찰 입구의 일주문 다음에 있는 문으로, 사찰의 대문 역할을 합니다. 흔히 인왕상이라 불리는 두 명의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어 인왕문이라고도 합니다. 금강역사상은 불법을 훼방하려는 세상의 사악한 세력을 경계하고, 사찰로 들어오는 모든 잡신과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흔히 사찰의 삼문이라 하면 일주문·천왕문·불이문(不二門)을 말하는데 절에 따라 금강문을 세우지 않은 사찰도 있습니다. 금강문이 없는 사찰은 천왕문이 대문 역할을 합니다.

 

 

4. 사천왕문(四天王門)

 

사찰에 이를 때 일주문, 금강문 다음으로 거치게 되는 문(門)이 사천왕문으로 천왕문이라고도 합니다.

이곳에는 수미(須彌)산의 4주(洲)를 수호하는 신(神)인 사천왕상을 안치하여, 사찰을 지키고 악귀를 내쫓아, 불도를 닦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찰이 신성한 곳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함입니다.

 

보은 속리산 법주사의 사천왕문에서 만난 남방 증장천왕. 오른 손에 용을 잡아 쥐고 있고, 왼손에는 여의주를 쥐고 있다ⓒ마음밭

 

사천왕문에는 인간의 선악을 관찰하고 수행자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불법을 수호하게 하는 지국천왕, 광목천왕, 증장천왕, 다문천왕의 사천왕상이 있습니다. 이들은 각각 불국정토의 동ㆍ서ㆍ남ㆍ북을 지키는 신을 상징합니다.

 

 

5. 불이문(不二門)

 

사찰에서 일주문, 금강문, 사천왕문을 지나 본전에 이를 때 만나게 되는 마지막 문(門)이 불이문입니다. 

불이문(不二門)이라 함은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의미이며, 진정한 불이(不二)는 모든 번뇌를 벗어나 참된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해탈문이라고도 합니다.

 

불이는 모든 상대적인 것들이 둘이 아님을 말하는 경지로, 불이(不二)의 뜻을 알게 되면 해탈할 수 있고 불이문을 통과하면 부처의 세계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요컨대 불이문을 지나야만 진리의 세계가 펼쳐지는 불국정토에 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불교의 우주관에서는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 정상에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왕이 다스리는 욕계 6천의 제 2천인 도리천이 있고, 그곳에 불이문이 있다고 합니다.

 

6. [참고] 수미산(須彌山)

 

수미산은 인도 신화에서 언급하는 상상 속의 성산(聖山)으로 문헌상으로는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 최초로 언급되었는데, 불교 또한 이 수미산 개념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요컨대 수미산은 불교의 우주론에 나오는 성산으로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상상의 산입니다.

 

수미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방향으로 승신주(勝身洲)·우화주(牛貨洲)·섬부주(贍部洲)·구로주(俱盧洲)의 4대 주가 있고, 그것을 구산(九山)과 팔해(八海)가 둘러싸고 있다고 합니다. 그중 남쪽 <섬부주(贍部洲)>가 우리들이 사는 ‘인간계’라고 합니다. 한편 이 대륙 지하에는 지옥, 아귀의 세계가 있고 4대 주의 밖은 철위산이 둘러싸고 있다 합니다.

 

수미는 산스크리트의 수메루(Sumeru)의 음역으로 단순히 메루(Meru)라고도 하며 <묘고산(妙高山)>으로 의역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래로 사찰을 건립할 때 그 가람배치를 수미산을 중심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찰에 들어서는 문인 일주문(一柱門)은 천상계를 넘어 불국토를 향해 나아가는 일심(一心)을 상징하고, 사천왕문은 수미산 중턱까지 올라왔음을, 불이문(不二門)은 수미산 꼭대기에 이르렀음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부처는 그 위에 있다고 하여 법당 안의 불단을 수미단(須彌壇)이라고 합니다.

 

 

7. 마치며

 

사찰의 배치, 가람의 배치, 그 상(上) 편으로 ‘절마당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산문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일주문에서 시작하여 금강문, 사천왕문, 불이문. 그리고 연관되어 있는 수미산 개념까지 짚어보았는데, 어떤가요? 알고 보니 더 근사한 것 같지 않나요? 각 산문들은 후에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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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네이버 지식백과 | 두산백과 | 건축용어사전 | 문화원형백과 | 한국의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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