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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공부

[불교공부] ‘둘이 아니라 불이(不二)’ 불이문에 들다 | 사찰가는 길, 산문

by 화작 2023. 8. 18.

사찰 가는 길, 저 절로 가는 길, 산문(山門) 시리즈 마지막 편, 불이문입니다. 진리는 둘이 아니라서 불이(不二), 모든 대립되는 것들이 실은 하나라는 불교의 이치, 불이문 공부 시작합니다.

 

 

목차

1. 불이(不二)
2. 『유마경』의 불이법문(不二法門)
3. 불이문
4. 불이문과 해탈문
5. 불이사상과 연기사상
6. 불이문을 볼 수 있는 사찰들
7. 산문 시리즈를 마치며

 

1. 불이(不二)

‘불이’란 중생과 부처가 둘이 아니요, 세속과 부처의 세계가 둘이 아니며, 선악(善惡)과 유무(有無), 깨끗함과 더러움 등등 모든 상대적 개념 또한 그 대상이 둘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요컨대 ‘불이’는 진리 그 자체를 표현한 말로, 본래 진리는 둘이 아님을 뜻하는 말입니다.

분별을 떠나 언어의 그물에 걸리지 않는 절대의 경지, 불이. 『유마경』에 불이법문(不二法門)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2. 『유마경』의 불이법문(不二法門)

유마가 보살들에게 “불이법문에 들어간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라고 물으니, 문수보살이 답하기를 “모든 것을 말하려 해도 말할 수 없고, 알려해도 알 수 없으므로, 모든 물음과 답변을 초월하는 것이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길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법주사의 금동미륵대불 사진
(사진) 법주사의 금동미륵대불ⓒ마음밭

 

이제 문수보살이 유마에게 불이법문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유마는 묵묵부답 말이 없었습니다. 문수보살은 그러한 유마를 칭찬하며 “문자와 말까지도 있지 아니한 것이 참으로 불이법문에 들어가는 길이다”하고 하였습니다.

석가모니불은 열반에 들기 전 “나는 40여 년간 단 한마디도 설하지 않았다”고 하였는데, 이 역시 불이와 통하는 맥락입니다.

 

 

3. 불이문(不二門)

일주문을 시작으로 금강문, 사천왕문(천왕문)을 지나 이르게 되는 불이문. 불이문은 사찰에 있는 여러 문 중에서 본당에 들어가는 마지막 문입니다.

 

이 문을 본당 입구에 세운 것은 이곳을 통과해야 진리의 세계인 불국토에 들어갈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으며, 생과 사, 만남과 이별 역시 그 근원을 따져보면, 모두가 하나로 연결된다고 보는 불이(不二), 불이를 알게 되면 비로소 부처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4. 불이문과 해탈문

불이문을 지남은 곧 해탈에 이름을 상징하므로 해탈문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별도로 해탈문을 두는 절도 있습니다.

해탈(解脫)이란 미혹의 세계에서 빠져나옴을 의미합니다. 그 문을 통과하는 중생들이 미혹에서 벗어나 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해탈문이고 불이문입니다.

 

해탈에는 심(心) 해탈과 혜(慧) 해탈이 있습니다. 심해탈은 마음속의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하고, 혜해탈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합니다.

 

 

5. 불이사상과 연기사상

 

 

불이사상

불이사상(不二思想) 속에 담긴 불교의 진리는 매우 미묘한 법문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불이(不二)란 둘이 아니고 나누어지지 않았으며, 다르지 않다는 말로 일단 정리할 수 있지만, 여기서 하나라는 말은 또 하나를 보태서 둘이 되는 하나가 아니라 전체, 즉 그것밖에 없고 상대되는 것이 없다는 의미에서의 하나입니다.

 

법주사의 금동미륵대불 사진
(사진) 법주사의 금동미륵대불ⓒ마음밭

 

세간과 출세간, 성과 속, 사회생활과 종교생활... 이 모든 것이 둘이 아니라는 불이사상을 토대로 접근한다면, 사회적 자아와 종교적 자아 또한 상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격의 완성은 사회적 자아(세속적 자아)와 종교적 자아(초월적 자아)의 양극을 지양하는 중도의 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개인이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할 사회적 자아의 토대가 되는 것이 연기사상입니다. 연기사상은 불이사상에 깔려 있는 불교의 근본 사상이라 할 수 있으며 화엄사상의 근본이기도 합니다.

 

 

연기사상

연기는 모든 사물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요소들이 모여서 조건적으로 생성, 소멸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모든 존재는 다른 것들에 의해서만 존재한다고 보는 사상입니다.

 

사회의 변화 또한 개인의 변화와 별개일 수 없습니다. 사회가 개인들의 집합체라는 측면에서 보면 개인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에 선행돼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연기사상은 사회변혁의 여러 이론 가운데 사회의 구조적 문제보다는 그것을 만들어 내는 개인의 변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논리의 근거가 됩니다.

 

이런 면에서 불교의 불이와 연기사상 속에 녹아 있는 지혜는 사회의 구성원인 개인을 변화시켜 바람직한 사회를 이룩하는 사상적 토대가 됩니다.

 

 

6. 불이문을 볼 수 있는 사찰들

불이문은 사찰에 따라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이문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찰들을 다음과 같습니다

 

  •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도갑사 해탈문
  • 1963년 보물로 지정된 강원도 춘천 청평사 회전문
  • 1963년 보물로 지정된 강원도 춘천 청평사 회전문,
  • 1305년 고려 충렬왕 때 창건된 양산 통도사 불이문

 

 

7. 산문시리즈를 마치며

일주문에서 시작해 금강문 지나 천왕문 지나 불이문까지. 사찰 가는 길, 저 절로 가는 길, 산문들을 천천히 통과하였습니다. 잠시 숨 고르기 한 후, 구석구석 사찰 경내를 둘러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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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한국의 박물관 | 문화원형 용어사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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